일요일, 6월 11, 2023

John Wayne (1907-05-26 ~ 1979-06-11)

 44년 전 오늘, 듀크가 세상을 떠났다.




금요일, 5월 26, 2023

John Wayne (1907-05-26 ~ 1979-06-11)

 116년 전 오늘 듀크가 태어났다.



일요일, 4월 23, 2023

속눈섭이 긴 여자 (1970)

속눈섭이 긴 여자 (1970)

https://www.kmdb.or.kr/db/kor/detail/movie/K/02245

- 감독: 임권택
- 각본: 곽일로
- 촬영: 이문백
- 출연: 문희 (숙진), 최무룡 (동진), 이낙훈 (박형사), 윤양하 (남규), 남미리 (미아), 장혁 (용).  


전체적인 이야기는 [레베카]를 연상시키고 "토요일 오후 3시 37분"이라는 자막과 함께 호텔 침대 위의 남녀를 보여주며 시작하는 오프닝은 영락없이 [사이코] 다. 남편이 자신을 생명보험에 가입시키고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아내의 모습은 [의혹]. 00:19:00쯤 임권택 감독이 카메오로 등장하기까지 한다. 여러가지로 히치콕 영화들 생각이 날 수 밖에 없는데, 히치콕만큼 변태스럽지는 않고 더 가볍게 볼 수 있다.

어쨌든 상당히 재미있게 봤다. 다만 디테일이 좀 아쉬운 곳들이 있는데 좀 손 봐서 리메이크해도 괜찮을 것 같다. 한 가지 문제라면 요즘 배우들 중에 최무룡이 연기한 캐릭터를 할 만한 배우가 생각나질 않는다. 여기서 최무룡은 매력적이고 어딘가 비밀을 감추고 있는 남자를 연기하는데 정말 기막히게 매혹적이다. [주차장] (1969)의 최무룡이 섹시했다면 이 영화의 최무룡은 매혹적이라는 말이 더 잘 맞는다. 특히 댄스홀에서 문희와 우연히 마주치고 미소 짓는 모습은 마술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00:16:50 부근). 우린 이 순간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를 사랑한다.

초반은 흥미진진하고 빠르게 진행되는데 우리가 최무룡 팬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숙진이 동진에게 순식간에 매혹되는 건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동진이 양장점에서 일하는 숙진을 찾아와서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느껴지는 첫 만남의 긴장과 끌림도 좋았다. 동진과 숙진의 섹스 장면은 반 강제로 시작되는 것도 그렇고 그 자체는 좀 괴로웠는데 그 직전에 동진이 문을 닫고 나갈 것인지 뒤돌아설 것인지 조마조마한 긴장감은 좋았다.

반면에 숙진이 동진을 의심하기 시작하는 대목의 묘사는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영시간이 90분인데 조금 더 길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결말이 다가오면서 너무 많은 것을 대사로 길게 설명하고 맥이 빠지는 게 큰 흠이다. "말많은 악당"이 한참 떠들다가 자기도 지쳤는지 동료에게 나머지 설명하라고 넘기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날 정도였다. 그리고 저 시절 한국 영화 속 남자들 여자 뺨 때리는 저 악습은 대체. 악당이 때려도 괴로운데 저 시절 영화들은 심지어 남자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자를 때린다.

70년대 초 컬러 한국영화들에서 플래시 백을 흑백으로 하는 경우를 여럿 보았고 이 영화도 그런데, 문희와 최무룡의 투 샷 대화 장면들이 문희의 회상 속에서는 문희의 시점, 즉 최무룡의 단독 샷으로 나오는 게 흥미로웠다.

일요일, 3월 19, 2023

주차장 (1969)

주차장 (1969)
https://www.kmdb.or.kr/db/kor/detail/movie/K/01938
- 감독: 김수용
- 각본: 나소원
- 촬영: 홍동혁
- 출연: 윤정희 (문정음), 최무룡 (한동규), 이낙훈 (기자 A), 홍성우 (기자 C), 정민 (동규의 장인)


[1]
아마도 최무룡-윤정희의 첫 공연작.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하게 그려지는데 우리는 여성 심리물로 받아들이고 꽤 재미있게 봤다. "영화TV예술" 69년 4월호에 시나리오가 실려있는데 거기는 문 선생의 환상의 시작과 끝이 비교적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영화는 초반에 문 선생이 교통사고를 당한 뒤에 오프닝 크레딧이 나오는데, 이 뒤는 전부 그녀의 몽상이고 한동규는 실재하지도 않는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여주인공 이름이 계속 문 선생이라고만 나오다가 거의 결말에 가서 정미라고 하는데 좀 있다가는 정음이라고 한다 (시나리오 상에는 정음이다. 정미는 우리가 잘못 들은 건지도 모르겠다). 한동규의 자동차 번호는 분명히 2799였고 심지어 굳이 기자 C 입을 빌어서 9땡 운운하는 대사까지 나왔는데 한동규가 키 잃어버린 뒤에 나오는 번호는 2692라고 한다. 이게 컨티뉴이티 에러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 분위기가 묘해서 문 선생의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것이거니하고 관대하게 보게 된다.

문 선생은 서른 살 넘은 평범한 가정주부로서 자신이 아무 쓸모도 매력도 없는 존재로 여겨지는 걸 두려워했던 게 아닐지. 동규 집에 형사가 찾아오기 직전 장면에서 그게 적나라하게 나오는데 이 장면에서는 동규도 문선생도 다른 장면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다.

[2]
최무룡은 입을 열었다 하면 뭔 x소리야 싶은 소리만 하는 출판사 문화 부장 한동규 역인데 그 x소리들을 너무 경쾌하게 하는 섹시한 쾌락주의자 캐릭터다. 사무실에서 기자 A의 부인에게서 걸려온 전화 처리하는 솜씨도 일급이었다. 샤워 장면 직전에 아연했는데 "샤워할 수 있지?"라는 대사를 너무 태연하게 잘 해서였다. 샤워 장면도 그렇고 시나리오만큼 노골적인 장면은 없는데 하여간 이 영화의 최무룡은 정말 섹시하다.

[3]
<아카이브 프리즘> #4 봄호, '인터뷰 이슈'에 실린 김수용 감독 인터뷰 중에서 이 영화에 대한 언급이 잠깐 나온다 (259-260쪽). 아시아 영화제 출품용으로 시간에 맞추느라고 급하게 만들었고 조금 더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고 아쉬워하는데, 최무룡의 연기에 대해 감정 처리가 정확하다는 표현을 한다 ("최무룡 씨가 연기 잘하죠? (…) 최무룡 씨만큼 감정 처리가 정확하고, (…) 그이는 참 연기의 산신령이에요. 그런 분이었어요. 난, 이 최무룡 씨가 아쉬워요. 굉장히 연기 잘하는 사람이에요."). 이순재 배우가 했던 말과 일맥상통한다.

[4]
https://www.kmdb.or.kr/db/kor/detail/movie/K/01938/own/videoData
에 따르면 현재 남아있는 듀프네거티브 흑백, 릴리스 프린트 흑백이라고 되어 있는데, 당시 광고에서는 총천연색이라고 하고 심의서류에도 칼라라고 되어 있다. 어찌된 일인지. 지금 영상도서관 VOD는 흑백이다. 이 영화 분위기에는 흑백이 더 어울리긴 한다.

[5]
제작사가 극동인데 한동규가 자동차 세워놓는 목재상 이름이 극동목재상. 최무룡이 낚시광으로 유명했는데 낚시 장면이 나와서 좀 웃었다. 사실 최무룡이 언제부터 낚시를 취미로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시나리오에는 낚시가 아니라 사냥 장면으로 되어 있다. 남녀 주인공이 함께 쓰는 우산에 그려진 그림이 [One Hundred and One Dalmatians] (1961)인 건 무슨 조화인지. 저 영화 우리나라에서 개봉은 했었나.

금요일, 10월 21, 2022

존 글렌 인터뷰 (2013년)

https://www.dga.org/Craft/VisualHistory/Interviews/John-Glen.aspx?Filter=Full%20Interview

80년대에 007 영화를 여러 편 감독했고
[제3의 사나이]에서 크레딧에는 오르지 못 했으나 음향 편집 작업을 했던 존 글렌 인터뷰 중에서.

글렌은 [제3의 사나이] 때 아주 어린 음향 편집 조수였음. 안톤 카라스를 영국으로 데려왔는데 카라스가 영국 음악가 노조원이 아니라서 노조는 카라스가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카라스는 킹스 로드에 있는 캐롤 리드의 집에서 작업을 해야 했음. 글렌이 필름을 캐롤의 집으로 가져가서 카라스가 작업할 수 있도록 필름을 돌리려고 함. 그런데 전원을 넣는 순간 집의 모든 조명이 나가 버림. 글렌이 두꺼비집의 퓨즈를 교체하고 다시 시작했는데 또 조명이 나가 버림. 글렌이 집사에게 못 하나 달라고 해서 퓨즈 대신 못을 끼우고 나서 작업 진행. 나중에 킹스 로드를 지나다가 글렌이 아내에게 "아직도 두꺼비집에 그 못이 있을지 궁금하네."

* 재미있는 얘기이긴 한데, 두꺼비집에 퓨즈가 아닌 다른 금속 끼우는 건 절대 하면 안 되는 일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지 않나??